[앵커]
중국에선 명절인 춘제에, 폭죽놀이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폭죽이 액운을 물리친다고 믿는 게 중국 풍속이지만, 화재 우려와 코로나 방역으로 3년이나 금지돼왔거든요.
그런데, 올해 만큼은 억눌린 민심이 터져나오면서 경찰도 말릴 수 없습니다.
세계를 가다, 공태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인들은 우리의 설날 같은 명절 춘제에 액운을 막기 위해 폭죽을 터뜨립니다.
베이징 중심가를 비롯한 다수의 도시들이 화재와 대기오염을 이유로 금지하고 있는데도 폭죽 놀이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공터에서 쏘아대는 폭죽 소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에서도 주저없이 폭죽을 터트립니다.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풀린 후 처음으로 맞은 명절에, 3년 동안 억눌린 민심이 폭발하면서 금지령이 유명무실해졌습니다.
[마 씨 / 톈진 시민]
"명절 분위기가 시들해지고 있는데 폭죽이 모두를 기쁘게 해요."
베이징 근교 톈진 시내 하이허강 앞입니다.
폭죽 금지 구역이지만 시민들이 곳곳에서 폭죽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경찰이 있지만 사람들은 인근에서 개의치 않고 폭죽을 터트립니다.
야시장에서는 트럭에서 몰래 폭죽을 파는 무리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폭죽 불법 노점상]
"다 팔았어요. (요즘 많이 팔려요?) 그쵸. 작은 폭죽은 수백만 원어치 다 팔았어요. "
이달 초 폭죽놀이 단속에 반발한 주민들이 경찰차를 뒤집어버린 일도 경찰의 느슨한 단속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폭죽으로 인해 상하이 등 도심에서는 큰 불이 났고, 화재 현장 옆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맨홀 안으로 폭죽이 들어가 폭발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리 씨 / 톈진 시민]
"위험하고 불이 나기 쉽습니다. 전국적으로 금지해야 합니다."
폭죽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두 달 전 코로나 봉쇄 정책에 항의한 백지시위 같은 사태를 우려해 모른 채 묵인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공태현입니다.
공태현 특파원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김지균
공태현 기자 ball@ichannela.com